요즘 웹 업계 및 모바일 업계에서 떠오르고 있는 단어가 하나 있습니다. UX 라는 단어인데요. UX 는 사용자 경험이라는, User eXperience 를 줄인 말입니다. UX 라는 분야가 사실 따로 있는 것은 아니고 (물론 UX 를 연구하는 분들도 계시고 업체들도 몇 있습니다만) 마케팅 용어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이 용어는 Commercial design 이 가야 할 길을 제시해준다는 측면에서는 굉장히 설득력 있는 단어죠.

어떤 사람들은 "UI 는 시나리오일 뿐이다" 라고 합니다.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죠. UI, 기획자나 제작자 입장에서의 User Interface 는 사용자가 원하는 곳으로 네비게이션 하기 위한 일련의 시나리오를 제공하고, 다양한 방법론들을 배치하는 것이지만, 사용자 측면에서 보는 UI 는 "내가 정보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어떤 경험을 얻을 수 있을까" 에 대한 문제거든요. 이런 의미에서 보자면 UI 는 궁극적으로 UX 를 향상시키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존재한다는 것이죠.

삼성이나 LG 같은 대기업들에서는 핸드폰의 UI (원칙적으로는 LUI 와 GUI) 를 구현하기 위해서 외주 디자인 업체들을 많이 씁니다. 국내의 꽤 많은 수의 웹 에이전시와 UI 업체에서 이런 부분들을 담당하고 있지만, 그들이 제시하는 UI 타입들은 유저레벨이 아닌, 기업측면에서의 시나리오에 가까운 UI 를 제시합니다. 국내 기업들이 Apple 과 다른 점은 이 부분입니다. Rich User eXperience 를 제공하기 위해서 어떤 방법을 제시하고 기획하는가가 극명하게 갈리는 것이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 그림은 피터 모빌이 제안한 User eXperience 의 모델입니다. 유저 레벨에서 더 좋은 UX 를 제공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7가지를 제시하고 있는데요, 이 모델은 서로 상호 보완적으로 각각의 가치를 추구하되, 최종적으로는 반드시 Valuable, 유저에게 가장 가치가 있는 것을 바탕으로 사용자 경험을 설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가끔 제가 블로그를 통해서나 오프라인에서 누군가를 만날때 이야기하고 있는 "뻔한것을 Fun 하게" 라는 것도 사용자가 정보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얼마나 좋은 경험을 얻을 수 있는가의 측면을 강조하는 것이거든요.

일반적인 사용자들이나 웹 에이전시들이 제시하고 있는 User eXperience 라는 측면과는 약간 다른 면이지만, 궁극적으로 User eXperience 는 GUI 나 UI 의 발전이 아닌, 사회적 측면과 문화적 측면들이 반드시 반영되어야 합니다. 이런 면에서 보자면, 한국 기업들 중 User eXperience 를 제대로 제시하고, 구축하고 있는 기업은 거의 없다고 봐야지요. NHN 정도가 아마 그정도 레벨에 들어갈 수 있을 듯 하고, 웹 에이전시들 중에서는 VINYL 이나 d'strict 정도가 User eXperience 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고 할까요.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정말 현실이 그렇습니다.

현실적으로, 좋은 User eXperience 를 사용자에게 주기 위해서는 반드시 디자이너 혹은 기획자의 각성이 있어야 합니다. 디자이너가 PM 이 되어있는 프로젝트를 보면, 디자이너만의 시각으로, 혹은 팀장만의 시각으로 UI / GUI 를 기획하고 User eXperience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것들이 꽤 많이 보입니다. 이 글을 읽는 많은 디자이너들이나 기획자분들도 그런 생각들을 하실테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체득하고 있기 때문에 고치려고 하지는 않지요. 하지만 그런 관행들은 반드시 고쳐져야 합니다. 정말로 사용자를 생각하고 사용자 경험을 넓이기 위해서는 스스로 각성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안되거든요. 저 역시도 고쳐야 할 부분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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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UX와 조직

    Tracked from Lipio's blog 2008/04/11 14:54 Delete

    UX(User Experience)라는 단어가 업계에서 인용되기 시작한 것은 오래된 일이 아닙니다. 이전에는 UI, Usability 등으로 정의되던 업무들이 어느 순간부터 ‘사용자 경험’이라는 단어로 포장되더군요.

  1. # dawnsea 2008/04/10 13:00 Delete Reply

    대기업은 쪽수가 많은 만큼 비전문가 뱃사공도 너무 많은 이유도 좀 있는 것 같슴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안드로메다로 가지여.

    1. Re: # 빨빤 2008/04/10 14:41 Delete

      쪽수가 많으면 제대로 된 것들을 만들어내야 할텐데말입니다요 ㅋ

  2. # 쟤시켜 알바 2008/04/10 13:10 Delete Reply

    UX라는 말을 윗분들이 무척이나 싫어한다죠 ㅋㅋ
    과제를 하다보면 UX는 처음부터 안드로메다에 가있고 어떻게 다른 것과 다르게 보일까만 고민하다가 결과물이 잇힝스러운 경우가 왕왕있다죠.
    우리가 해도 그렇고 외주를 줘도 그렇고...
    형 말대로 각성도 필요하지만 일단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넓은 시야와 사고방식이 필요해요. 대부분 사람들 다 알고는 있지만 제대로 실천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요.

    아 지대 우울~

    1. Re: # 빨빤 2008/04/10 14:42 Delete

      빙고~! 완전 공감.
      일단 윗선에서부터 UX 에 대한 기본 마인드가 변해야 하는데...이건희가 잡스와 다른 점이 그거라는거. 진정 사용자 경험을 어떻게 제공해주느냐를 고민해야 할 사람들이 눈앞의 시장, 돈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으니 제품이 좋을 리가 있나. ㅋㅋㅋ

  3. # 칫솔 2008/04/10 15:40 Delete Reply

    역시 석현님이 딱 정리를 해주시네요. ^^
    그나저나 새로운 사용자 경험이라는 게 이전의 경험에 기인하지 않고 만들어 낼 수는 없지 않을까 하는데... 그냥 석현님의 생각이 궁금할 뿐입니당~

    1. Re: # 빨빤 2008/04/10 16:32 Delete

      "새롭다" 는 단어는 "과거에 비교했을 때" 라는 단어를 포함합니다.
      사용자 경험 역시도 과거의 경험에 비교하지 않으면 새롭다는 것이 의미가 없어지지요.
      완벽하게 다른 UI 와 UX 를 경험한다고 해도 그것은 "과거에 비해서" 라는 말이 생략된 것일 뿐인겁니다.
      사실 이건 말장난이긴 해요. ㅋㅋ

    2. Re: # 칫솔 2008/04/10 21:09 Delete

      그게 말장난이면 좋기는 하죠. ^^
      다만 사용자 자체가 그 모든 경험들을 다 하는 건 아닐까 해요. 또한 익숙해짐을 뒤집어 엎는 새로운 경험보다 기존에 익숙해진 습관의 업그레이드가 어떤 때는 더 좋은 때도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환경을 바꿔야 하는 사용자 경험보다는 환경에 맞춘 사용자 경험을 살려 내는 게 어쩌면 더 어려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답니다. 무엇이 됐든 즐거움을 주는 경험이라면 저는 무엇이든 환영이에요~ ^^

    3. Re: # 빨빤 2008/04/10 23:30 Delete

      맞는 말씀입니다. 사용자 경험 모델의 경우는 그 사용자의 기존 경험에 의거했을때 얼마나 더 새로운가가 중요한 척도가 되기도 합니다. UI 에서는 이를 사용자 학습성이라고 부르는데요, 사용자의 학습의 척도에 따라서 경험치는 달라지게 마련이지요. 말씀하신 것 처럼 기존 사용자들이 가지고 있는 경험이 있을때, 그것을 리디자인해서 더 나은 UX 를 준다는 것이 더 어려운 측면이 있기도 하구요. 그게 지금 삼성과 LG 가 Apple 에게 가지는 정말 솔직한 심정이기도 할거예요 ^^

  4. # 감정은행 2008/04/10 16:45 Delete Reply

    가끔 UI.UX에 대해서 논하고 할때 내가 진정 그것에 대해서 아는것인가? 아니면 이렇게 말하면 다들 이해하니까? 과연 그에 맞는 경험이 있나? 라고 반문을 많이 해보게 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1. Re: # 빨빤 2008/04/10 23:33 Delete

      현실적으로는 후자에 가깝습니다. 가까운 메타블로그 사이트만 가도 UI developer, UI designer 라고 말하고 있고, 에이전시들에서는 UE, UX 의 향상이라고 떠듭니다만, 실체를 이해하고 쓰는 사람이 과연 몇명이나 있을까요? (그런 측면에서 저는 요즈음 많이 쓰이는 UI designer, UI developer 라는 단어에 대해 꽤 큰 거부감을 느낍니다. 그들이 과연 UI 책 한권이라도 들여다 봤을까요?)

      그래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

  5. # 꽃순이 2008/04/10 17:21 Delete Reply

    UX를 고민하고 제시하려고 아무리 발버둥쳐봐도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 끄기에 급급해서 원;;

    에효;; 일단 나부터 각성을;;; ㅜㅜ

    1. Re: # 빨빤 2008/04/10 23:33 Delete

      넌 각성하기 전에 병원부터 가서 몸부터 챙겨라!

  6. # Lipio 2008/04/11 14:54 Delete Reply

    UX에 대한 논점은 다르지만, 이전에 써 둔 글 하나 트랙백 걸어봅니다. :-)

    1. Re: # 빨빤 2008/04/11 14:59 Delete

      오히려 제가 하고싶던 말들을 술술 풀어내주신 Lipio 님!

  7. # 봉희엄마™ 2008/04/11 15:54 Delete Reply

    와!!진짜 공감가는 글이예요

    디자이너 자체가 바뀌기는 무리고..

    윗선이 바껴야 하는건지.. 나부터 바껴야 하는건지..

    참 애매한문제인듯..^^ 암튼 잼나요 유과장님 블로그는~ㅋ

    1. Re: # 빨빤 2008/04/14 09:23 Delete

      윗선도 바뀌어야하지만 디자이너의 각성도 있어야 하지.
      어느 한 사람이 바뀐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조직원 전체의 마인드가 통일이 되어야해.

  8. # 주티 2008/04/11 23:44 Delete Reply

    예전에 진행한 프로젝트 중에 미국의 싸피언트라는 컨설팅 업체와 같이 UI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오랫동안 내부적으로 UI 프로젝트를 진행한 후 미국에서 출장온 두명의 사람과 딱 일주일 동안 회의실에 처박혀서 회의를 진행하면서 그동안 진행했던 UI 문서를 리뷰했었습니다.

    그때 위에 내용과 딱 떨어지는 경험을 했었죠.
    그다지 UI 전문가들도 아니였고
    그저 컨설팅 업체였을 뿐이고,
    또 결정권이 우리보다 좀더 있다고 치더라도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 대해 답변을 못하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 아이디어는 좋을 지 모르지만 미국사람들에게 친숙하지 않다, 불편하다, 복잡하다, 너무나 명확한 이유로 수정을 해야 하는 것들이 생겼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아이디어가 좋고 그닥 복잡하지 않아도 일반 사람들에게는 복잡할수가 있다는 거죠...

    뭐 하여간 이런 경험을 했었죠 ... ㅎㅎㅎ

    1. Re: # 빨빤 2008/04/14 09:25 Delete

      사용자에게 좋은 경험을 주는 것은 때로는 단순하게도, 때로는 복잡하게 이루어지기도 하지요.
      저도 예전에 국내 UI 컨설팅업체와 일을 같이 한 적이 있었는데...UI 컨설팅에 대한 실망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전문가 집단이라고 하는 사람들인데 말예요.
      그래도 좋은 경험 하셨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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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is personal blog of Suk-hyun You, UI and GUI designer from Seoul, South Korea. It includes articles about art, design, photography and life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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